2016-06-10

사파이어 라데온 39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체하고 꽤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야 글을 씁니다. 사실 RX 480같은 것이 나온다는 시기에 이 글을 읽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AMD부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글을 쓴 적이 있지만, 결국 GTX970과의 고민끝에 손에 들게 된 것은 R9 390입니다. 나름 이성적인 판단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과거의 선언을 뒤엎는 모순적인 행동이기도 합니다.

윈도8이 출시되고 얼마 안됐을 때 한동안 프리징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은 드라이버 문제였는데, 엔비디아의 드라이버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경험이었습니다.( https://forums.geforce.com/default/topic/621899/geforce-drivers/desktop-internet-browser-freeze-thread-w-geforce-460-560-gpus-updated-for-nb-12-5-13-page79-/1/ ) 드라이버가 업데이트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야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니지만,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결국 구형 하드웨어 지원은 AMD나 NVIDIA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390을 고르게 된 이유는 8GB나 되는 VRAM, 미묘한 색감차이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에 디지털 전송을 하도록 바뀌면서 색감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데, 어두운 부분을 표시하는데 라데온이 미묘하게 낫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요.  -- 수정합니다. 궁금증에 GTX970, RX480, R9 390으로 실험해봤습니다. 색감차이 없습니다. -- 

970과 비교해보면 약간 성능이 낫습니다. 대신 390쪽이 성능과는 별도로 미세하게 끊기는 듯한 느낌이 있는데, 제 기준으로는 게임 진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이전의 라데온보다는 덜하지만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공식 스펙에 의하면 전력 소모가 많다고 합니다. 750W짜리 파워 서플라이를 권장하고 있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일반적인 PC 부품 구성을 전제로 하자면 저정도 용량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듯 합니다. 사파이어에서 만든 390을 사용하고 있는데, 고주파음이 거의 없고 팬소리도 심하지 않습니다.

스위치로 UEFI와 레거시롬을 전환할 수 있어서 큰 문제는 아니지만, UEFI 설정시 부팅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부 메인보드에서 UEFI 호환롬을 사용하는 그래픽카드를 설치하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이 그래픽카드의 경우에는 스위치를 이용해서 롬을 전환해주면 됩니다. 메인보드 바이오스 설정을 바꿔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메인보드마다 절차가 다릅니다. 보통은 메인보드 바이오스에 진입해서 찾아보면 PCI opROM 설정 중 "Legacy ROM"과 "EFI Compatible ROM"이 있는 항목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Legacy ROM"을 선택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UEFI Boot나 CSM과는 다른 항목입니다.)

이전에 쓴 것과 같이 컴퓨터 케이스로 발키리 T10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카드가 워낙 길어서 위쪽의 하드디스크 케이지를 제거해야 했습니다. 혹시나 케이스의 크기가 작다면 들어갈만한 공간이 있는지 꼭 체크해봐야 합니다. 여기에 파워서플라이도 확인(8핀 보조전원 커넥터의 수, 파워 용량)해야 하고, 발열이 많다고 하니 컴퓨터의 냉각 상황이 원활한지도 봐야 합니다. 말하고 보니 저는 390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지만, 왜 970이 인기 있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2016-04-17

주로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를 변경했습니다.

예전에 크롬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가끔씩 궁금증에 크롬을 설치해보는 수준이었습니다. 북마크에 접근하는 것이 불편하고 자동 업데이트 개념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IE를 익숙함에 사용하는 것처럼, 파이어폭스를 05년부터 쭉 사용했으니 저에게는 파이어폭스가 지금도 가장 익숙한 브라우저이기도 하고요.

IE에서 파이어폭스로 넘어간 이유는 속도와 안정성 때문이었습니다. IE6에 비해서 파이어폭스를 훨씬 빨랐고, 안정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속도야 적응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IE6는 정말 오류가 많았습니다. 플러그인이 설치되지 않은 IE6는 당시 기준으로는 못쓸 물건은 아니었지만, ActiveX를 전혀 설치하지 않기는 거의 불가능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때부터 FF을 웹서핑하는데 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개선된 IE나 크롬같은 브라우저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모두 뭔가 마음에 심각하게 들지 않는 부분이 하나쯤은 있더군요. 굳이 바꿔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했습니다. FF도 메모리 누수같은 심각한 버그가 있긴 했지만 IE6처럼 심심하면 오류로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렇게 잘 사용하다 얼마전 궁금증에 크롬을 설치해서 사용해보고는 결국 FF를 그만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FF는 그럭저럭 참고 사용하던 문제들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1. 동영상 재생 문제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때 나타나는 문제로 보입니다. 하드웨어 가속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유튜브 같은 곳에서 동영상을 보면 색깔이 희뿌옇게 보입니다. ( https://bugzilla.mozilla.org/show_bug.cgi?id=1161349 ) 드라이버 설정을 변경하면 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불편하긴 합니다.

2. 멀티코어 지원문제
모질라에서 서보같은 차기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게코 엔진은 제대로 멀티코어 활용을 하지 못합니다. 사실 크롬이나 IE도 다중 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기 보다는 각각의 탭이나 플러그인마다 프로세스를 하나씩 할당하는 방식인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정도만 되더라도 훨씬 쾌적합니다. 속도뿐 아니라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안정성의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혹시나 하나의 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FF는 전체를 종료해야 하는 반면에 크롬은 문제되는 탭만 종료하면 보통은 다른 탭에 영향이 없습니다. 지금 모질라도 크롬과 유사한 방식의 멀티 프로세싱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하지만( https://wiki.mozilla.org/Electrolysis ), 파이어폭스 64비트 버전처럼 정식 버전에 언제 도입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작년말로 이야기가 나오더니, FF46으로 미뤄지고 이제는 FF48에 도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https://wiki.mozilla.org/E10s/Status/March29 )

둘을 합치니 브라우저를 변경할 마음을 먹기 충분한 정도는 되는 듯 합니다. 서보 엔진이 들어간 파이어폭스가 등장할 때까지는 크롬을 계속 사용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구글 크롬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chromium.woolyss.com의 개인빌드를 사용해보니 마음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