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런저런일 때분에 '반딧불의 묘'를 봤습니다. 사실 잔인한 장면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서 안보고 일부러 미뤄뒀던 것인데.... 저는 어렸을 때 큰 자동차 사고에 두차례나 휘말렸습니다. 단편적인 기억밖에 없는 그때 일이 큰 트라우마가 됐는지 그후로는 심한 상처나 출혈을 보면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정말로 눈앞에 깜깜해지며 쓰러질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반딧불의 묘 중간에 세이타 어머니가 심각한 화상을 입을 장면을 보고는 재생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을 고생했습니다. 밤에 잠을 자는데 계속 악몽이 계속됐습니다. 겨우겨우 악몽을 수습하고는 나머지를 겨우 봤습니다. 한번 봤던 영화나 문학작품은 한차례 더 보는 것이 습관인데, 이번에는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전범국 일본의 피해자화로 한참 논란이 됐던 작품입니다. 세이타나 세츠코가 해군 장교의 자녀인 것을 생각해보면 일본인인 감독의 입장에서는 나름 선을 긋기 위해서 노력한 구석이 보입니다. 공습에 의해서 공장이 파괴 됐다거나 주변인들이 전시 근로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소이탄 폭격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 참조 : https://www.google.co.kr/search?q=총력전+민간인 ) 단순히 이들이 무고하게 죽었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었다면 전쟁에 최대한 연루되지 않은 인물이 비참하게 죽는 모습을 그렸을 것입니다. 세이타나 세츠코가 아버지가 전쟁에 연루되어 있는 해군 장교인 덕에 전시에도 풍족하게 살기도 했고, 근로 동원에 반발하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제국주의에 순응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거리를 두려고 시도하고 있긴 합니다.
문제는 이 작품에는 청자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에 따라서는 열불이 날만한 요소가 가득하다는 점입니다. 세이타나 세츠코가 친척 아주머니의 박대에 못이겨 살게 되는 곳이 버려진 방공호입니다. 방공호에서의 삶을 보면 전쟁 이전 부모의 삶을 모사하고 있습니다. 세이타는 군가를 부르며 관함식에서 봤던 장면을 자랑하고, 세츠코는 바느질이나 밥 짓는 흉내를 냅니다. 아마도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고 싶은 의도겠지만, 저 아이들이 흉내내고 있는 것은 전쟁 이전의 행복한 가족의 삶, 다시 말해서 2차대전 이전의 일본 제국을 상징합니다. 결국 아이들은 비참하게 죽게 되지만 원인은 아이들의 잘못 보다는 전쟁이나 민족, 국가, 마을과 같은 외부의 야만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종합하면 세츠코와 세이타는 전쟁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착한 아이들이 불쌍하게 죽었으니 희생자라는 주장입니다. 이 말을 조금 더 확장하면 일본인들은 전쟁에 관련이 있긴 하지만 불쌍하게 희생당했다는 것입니다. 전쟁으로 인한 비참한 죽음을 비극적으로 묘사하고 이를 희생자화 한 것으로 끝났다면 그래도 수긍하겠는데 그리고는 남들을 신나게 털어먹던 화려하고 잘나갔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리워 합니다.
세츠코가 죽기전 세이타는 아버지의 전사 사실을 알고 절망합니다. 아마도 세이타의 아버지가 전사하지 않았다면 세이타와 세츠코는 살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전쟁으로 인한 비극적인 결말입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세이타의 아버지는 전쟁 이전의 강한 아버지, 군국주의를 상징합니다. 이것은 악몽으로 남아 있어야 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반대로 잘 나가고 화려한 시절로 둔갑시키고, 전쟁이 비극적인 이유는 자신들의 자랑스럽고 행복하고 시절을 끝장낸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만들 위험성이 다분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일본을 공격하는 연합국은 B29폭격기와 소이탄만이 등장하고 있습니다.(다시 볼 엄두가 안나서 확인 못했습니다.) 이제 작품의 모습은 닿을 수 없는 하늘에 있는 마치 천재지변과 같은 비인간적인 기계와 무서운 무기에 희생당하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삶, 그러니까 인간성을 파괴한 것은 공포스러운 기계이고 파괴된 삶은 회복되어 합니다. 그렇다면 세이타와 세츠코가 회복하려고 하는 것은 방공호에서 꿈구는 과거의 삶, 바로 군국주의의 달콤한 열매입니다.
그리고 작품은 세이타와 세츠코가 재건에 성공한 현대 일본 대도시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세이타와 세츠코는 죽은 후에도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떠나 보내는 것은 과거와의 단절을 뜻하게 되는데, 아직도 도시 근처에서 방황하는 것은 심지어 전후 일본 재건을 성공한 후에도 과거의 화려한 시절에 집착하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작품 자체를 봤을 때는 참 전쟁은 비참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 내내 무엇인가 애매하고 교묘하게 뒤틀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전쟁에 대해서 반성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교묘하고 무의식적인 방어기제가 보여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2014-06-04
2014-05-24
OpenWrt에서 WOL 삽질기
집에서 사용하는 공유기에 OpenWrt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속도도 빠른 편이라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SSH를 통해 접속한 후 여러가지 설정을 변경하는 작업을 했지만, 얼마전부터 WebUI인 LuCI가 제공하면서 접근성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용하는 동안 SSH를 통한 접근은 몇차례 안해봤습니다. 사실 OpenWrt가 제공하는 확장성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SSH접속이 필요하지만 저같은 사람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외부에서 집에 있는 컴퓨터를 켜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고 단순히 포트포워딩으로 끝날 문제로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Network-Firewall-Port Forwards에서 해당 항목을 설정해 봤습니다.
WOL은 UDP 방식 9번 포트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 http://en.wikipedia.org/wiki/Wake-on-LAN#Magic_packet ) 이후에 컴퓨터를 끄고 안드로이드 앱을 이용해서 시도해보니 잘 켜집니다. 쉽게 성공했다고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지나서 컴퓨터를 켜보니 안켜집니다.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다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글( http://peepleware.com/xe/forumk/faqk/5470 )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외부 네트워크를 거치는 경우에 일반적인 공유기에서는 힘들다고 합니다. WAN을 통해서 WOL신호를 대상 컴퓨터에 보내려면 공유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LuCI에 해당 메뉴는 없고, 이리저리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충 3가지 방법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1번 항목을 시도했습니다.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뭔가 불편합니다. 목표는 휴대폰을 통해서 집 밖에서 쉽게 컴퓨터를 켜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2번 항목을 시도해 봤습니다.
http://wiki.openwrt.org/doc/howto/vpn.overview
뭔말이야! 어찌어찌 영어라는 엄청난 장벽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설정이라도 간편하게 WebUI를 통해서 가능하면 좋겠는데 SSH를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잠깐 삽질하던 도중 세번째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http://mtamsky.blogspot.kr/2011/11/openwrt-and-wake-on-lan-wol-how-to-make.html
그러나 컴퓨터가 꺼지고 잠시 후 시도해보니 안됩니다. 그리고 또 삽질과 인터넷 검색... 그리고 이 문서를 찾았습니다.
http://www.dd-wrt.com/wiki/index.php/WOL
그리고 이부분
이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도해보니 잘 됩니다. 이것을 시도한다고 한참을 삽질을 계속했습니다. 구구절절 방법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이 문서( https://nowhere.dk/articles/wake-on-wan-using-openwrt-12-09 )가 깔끔하게 정리를 잘 해놨네요.
위 문서에서 주의할 점은
"ip neigh add 192.168.1.254 lladdr ff:ff:ff:ff:ff:ff nud permanent dev br-la" 이 아니라
"ip neigh add 192.168.1.254 lladdr ff:ff:ff:ff:ff:ff nud permanent dev br-lan" 입니다.
(끝 부분의 "n"이 빠졌습니다.)
외부에서 집에 있는 컴퓨터를 켜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고 단순히 포트포워딩으로 끝날 문제로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Network-Firewall-Port Forwards에서 해당 항목을 설정해 봤습니다.
사실 감추지 않아도 되는 정보이긴 하지만, 뭔가 있어 보이고 싶어서.........
WOL은 UDP 방식 9번 포트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 http://en.wikipedia.org/wiki/Wake-on-LAN#Magic_packet ) 이후에 컴퓨터를 끄고 안드로이드 앱을 이용해서 시도해보니 잘 켜집니다. 쉽게 성공했다고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지나서 컴퓨터를 켜보니 안켜집니다.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다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글( http://peepleware.com/xe/forumk/faqk/5470 )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외부 네트워크를 거치는 경우에 일반적인 공유기에서는 힘들다고 합니다. WAN을 통해서 WOL신호를 대상 컴퓨터에 보내려면 공유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LuCI에 해당 메뉴는 없고, 이리저리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충 3가지 방법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1. 공유기에 'etherwake'와 'luci-app-wol'를 설치하고, 외부에서 SSH나 LuCI접속이 가능하도록 설정한 후 공유기에 접속해서 신호를 보낸다.
2. 공유기를 VPN서버로 사용한다.
3. 고정 ARP 엔트리를 추가한다.
처음에는 1번 항목을 시도했습니다.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뭔가 불편합니다. 목표는 휴대폰을 통해서 집 밖에서 쉽게 컴퓨터를 켜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2번 항목을 시도해 봤습니다.
http://wiki.openwrt.org/doc/howto/vpn.overview
뭔말이야! 어찌어찌 영어라는 엄청난 장벽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설정이라도 간편하게 WebUI를 통해서 가능하면 좋겠는데 SSH를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잠깐 삽질하던 도중 세번째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http://mtamsky.blogspot.kr/2011/11/openwrt-and-wake-on-lan-wol-how-to-make.html
그러나 컴퓨터가 꺼지고 잠시 후 시도해보니 안됩니다. 그리고 또 삽질과 인터넷 검색... 그리고 이 문서를 찾았습니다.
http://www.dd-wrt.com/wiki/index.php/WOL
그리고 이부분
Do not change the FF:FF:FF:FF:FF:FF MAC address; this is a special MAC address used when broadcasting.
The 192.168.1.254 IP address should correspond with the IP address you used in the previous step. Again, this IP should be in your LAN's subnet, and you must not assign this IP address to any actual device on your network.
이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도해보니 잘 됩니다. 이것을 시도한다고 한참을 삽질을 계속했습니다. 구구절절 방법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이 문서( https://nowhere.dk/articles/wake-on-wan-using-openwrt-12-09 )가 깔끔하게 정리를 잘 해놨네요.
위 문서에서 주의할 점은
"ip neigh add 192.168.1.254 lladdr ff:ff:ff:ff:ff:ff nud permanent dev br-la" 이 아니라
"ip neigh add 192.168.1.254 lladdr ff:ff:ff:ff:ff:ff nud permanent dev br-lan" 입니다.
(끝 부분의 "n"이 빠졌습니다.)
2014-05-10
디아블로3 : 영혼을 거두는 자
얼마전 디아블로3 확장팩이 출시됐습니다. 소식을 듣고 다시 디아블로3에 접속해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블리자드의 게임이 그랬듯이 확장팩이 출시되면서 정말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오리지널보다 많이 재미있습니다.
게임에 접속해서 놀랐던 부분중 하나가 경매장이 없어진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확장팩부터 획득하는 전설이나 세트 아이템은 모두 계정귀속입니다. 처음에는 무척 황당하게 생각했는데, 아이템 획득 시스템이 많은 부분 변경되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는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정말 무작위하게 아이템에 여러가지 옵션이 붙었지만, 이제는 플레이하는 캐릭터와 관련있는 스탯이 붙습니다. ( http://kr.battle.net/d3/ko/blog/12671560/201-%ED%8C%A8%EC%B9%98%EA%B0%80-%EC%A0%81%EC%9A%A9%EB%90%98%EC%97%88%EC%8A%B5%EB%8B%88%EB%8B%A4-2014-02-27##Items ) 상대적으로 이전에 비해서 희귀나 전설/세트 아이템이 많이 드랍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초기 진입장벽은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낮아진 편입니다. 대신 경매장을 통해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서 원하는 아이템을 구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지나치게 빠르게 게임의 컨텐츠가 소모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로 보이는데, 몇가지 많이 불편한 부분을 제외하면 괜찮아 보입니다.
스토리는 예전보다 더욱 이상해졌습니다. 예전부터 디아블로 시리즈는 생각없이 몬스터를 잡는 게임이었지만, 이렇게 스토리가 산으로 갈지는 차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대충이라고 스토리를 마무리짓고 다음번 확장팩을 암시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번 확장팩에서는 복선만 엄청나게 깔아놓고 있습니다. 다음번 확장팩에서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바뀐 정복자 시스템이라든가 전리품 시스템, 모험모드, 네팔렘의 균열, 겜블, 챕터5 등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부분이 많아졌고, 전보다 재미있는 게임이 됐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패치를 통해서 지속적인 컨텐츠 공급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은 금방 질리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흐름이 직선적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달고 있을 수 밖에 없고, 반복적인 전투의 결과로 인한 고급 아이템 획득이 플레이 목적이라고 한다면 기존 아이템 드랍률의 세밀한 조정과 새로운 아이템 추가로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에 접속해서 놀랐던 부분중 하나가 경매장이 없어진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확장팩부터 획득하는 전설이나 세트 아이템은 모두 계정귀속입니다. 처음에는 무척 황당하게 생각했는데, 아이템 획득 시스템이 많은 부분 변경되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는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정말 무작위하게 아이템에 여러가지 옵션이 붙었지만, 이제는 플레이하는 캐릭터와 관련있는 스탯이 붙습니다. ( http://kr.battle.net/d3/ko/blog/12671560/201-%ED%8C%A8%EC%B9%98%EA%B0%80-%EC%A0%81%EC%9A%A9%EB%90%98%EC%97%88%EC%8A%B5%EB%8B%88%EB%8B%A4-2014-02-27##Items ) 상대적으로 이전에 비해서 희귀나 전설/세트 아이템이 많이 드랍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초기 진입장벽은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낮아진 편입니다. 대신 경매장을 통해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서 원하는 아이템을 구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지나치게 빠르게 게임의 컨텐츠가 소모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로 보이는데, 몇가지 많이 불편한 부분을 제외하면 괜찮아 보입니다.
스토리는 예전보다 더욱 이상해졌습니다. 예전부터 디아블로 시리즈는 생각없이 몬스터를 잡는 게임이었지만, 이렇게 스토리가 산으로 갈지는 차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대충이라고 스토리를 마무리짓고 다음번 확장팩을 암시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번 확장팩에서는 복선만 엄청나게 깔아놓고 있습니다. 다음번 확장팩에서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바뀐 정복자 시스템이라든가 전리품 시스템, 모험모드, 네팔렘의 균열, 겜블, 챕터5 등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부분이 많아졌고, 전보다 재미있는 게임이 됐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패치를 통해서 지속적인 컨텐츠 공급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은 금방 질리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흐름이 직선적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달고 있을 수 밖에 없고, 반복적인 전투의 결과로 인한 고급 아이템 획득이 플레이 목적이라고 한다면 기존 아이템 드랍률의 세밀한 조정과 새로운 아이템 추가로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4-02-18
휴대폰 보조금...
최근 인터넷 게시판을 살펴보니 휴대폰 보조금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통신사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기 모델까지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했나 봅니다. (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cat=view&art_id=201402121216103&sec_id=561101 )
사실 휴대폰 보조금 지급은 사인간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고, 기본적으로는 국가의 개입이 배제되는 영역입니다. 국가가 굳이 사기업의 보조금 지급까지 개입하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손해를 입히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자금 여력이 충분한 특정 통신사로 이용자가 몰리거나 신규 이용자 유치에만 자금을 소모해서 결국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휴대폰 보조금 지급 자체를 통제한다면, 자연스럽게 통신사나 단말기 제조사는 휴대전화의 출고가를 낮추게 될 것입니다. 상품을 구매하는데 기업 이미지나 개인적인 취향같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가격입니다. 보조금 지급을 통제한다면 출고가 조정을 통해서 단말기 가격을 조절해야 합니다. 지금의 휴대폰 가격을 보면 상당히 높은 출고가가 매겨져 있는데, 높은 출고가에 통신사의 보조금도 일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보조금 지급을 줄이면 통신사 사이의 경쟁은 통신요금을 중심으로 흐르게 될 가능성이 높고, 통신요금의 하락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보조금 지급을 자율에 맡기되 대신에 차별을 금지하고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특정 휴대폰에 대한 보조금 지급 액수를 한번 늘리면 임의로 줄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극심한 가격변화를 방지하거나, 신규 가입자나 번호 이동자와 기존 가입자간의 보조금 지급의 차별을 금지하는 방법등 역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전면적인 금지하는 방법과 부작용을 줄이는 정도로만 통제하는 방법 사이에는 선택 가능한 무수히 많은 수단과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의 보조금 규제를 보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보조금 지급에 대해서 몇차례 제재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통신사간의 급작스러운 보조금 경쟁은 끝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전자제품은 감가상각이 극심한 재화에 속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신 제품을 구입할 때 앞으로 같은 가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휴대폰의 경우에는 정도가 훨씬 더하다는 점은 부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통신사의 소위 '정책'이라는 것과 맞물려서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급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이용자가 휴대폰을 구입할 적절한 시기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주게되고, 결과적으로 소수의 운좋은 사람들만이 싼 가격에 구입할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러한 보조금의 지급은 결과적으로 출고가나 휴대폰 요금을 인하하는데 도움이 되기 힘듭니다. 휴대폰 보조금 경쟁을 보면 과거에 잠시 언급했던 팃포탯 전략이 생각나게 합니다. 암묵의 기준을 설정하고 상대 통신사가 기준을 넘어서면 엄청난 보조금을 풀어서 시장을 유리하게 고착시키는....(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79773.html ) 이러한 암묵적인 합의들은 경쟁을 형해화 함으로써 결코 이용자에게는 이익을 주기 힘듭니다.
보조금을 통신사의 자율에 맡기고 부정적인 측면들만 국가기관이 규제하든 아니면 전면적으로 금지하거나 제3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든 명확하고 실효적인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동안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지급이 이루어진 것은 이를 통한 결과적인 이익이 손해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러한 개입을 통해서 유효한 경쟁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유효한 경쟁을 통해서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이익을 줘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통신사들간의 암묵적인 규칙을 용인하고 높은 출고가를 비호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사실 휴대폰 보조금 지급은 사인간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고, 기본적으로는 국가의 개입이 배제되는 영역입니다. 국가가 굳이 사기업의 보조금 지급까지 개입하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손해를 입히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자금 여력이 충분한 특정 통신사로 이용자가 몰리거나 신규 이용자 유치에만 자금을 소모해서 결국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휴대폰 보조금 지급 자체를 통제한다면, 자연스럽게 통신사나 단말기 제조사는 휴대전화의 출고가를 낮추게 될 것입니다. 상품을 구매하는데 기업 이미지나 개인적인 취향같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가격입니다. 보조금 지급을 통제한다면 출고가 조정을 통해서 단말기 가격을 조절해야 합니다. 지금의 휴대폰 가격을 보면 상당히 높은 출고가가 매겨져 있는데, 높은 출고가에 통신사의 보조금도 일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보조금 지급을 줄이면 통신사 사이의 경쟁은 통신요금을 중심으로 흐르게 될 가능성이 높고, 통신요금의 하락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보조금 지급을 자율에 맡기되 대신에 차별을 금지하고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특정 휴대폰에 대한 보조금 지급 액수를 한번 늘리면 임의로 줄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극심한 가격변화를 방지하거나, 신규 가입자나 번호 이동자와 기존 가입자간의 보조금 지급의 차별을 금지하는 방법등 역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전면적인 금지하는 방법과 부작용을 줄이는 정도로만 통제하는 방법 사이에는 선택 가능한 무수히 많은 수단과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의 보조금 규제를 보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보조금 지급에 대해서 몇차례 제재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통신사간의 급작스러운 보조금 경쟁은 끝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전자제품은 감가상각이 극심한 재화에 속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신 제품을 구입할 때 앞으로 같은 가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휴대폰의 경우에는 정도가 훨씬 더하다는 점은 부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통신사의 소위 '정책'이라는 것과 맞물려서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급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이용자가 휴대폰을 구입할 적절한 시기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주게되고, 결과적으로 소수의 운좋은 사람들만이 싼 가격에 구입할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러한 보조금의 지급은 결과적으로 출고가나 휴대폰 요금을 인하하는데 도움이 되기 힘듭니다. 휴대폰 보조금 경쟁을 보면 과거에 잠시 언급했던 팃포탯 전략이 생각나게 합니다. 암묵의 기준을 설정하고 상대 통신사가 기준을 넘어서면 엄청난 보조금을 풀어서 시장을 유리하게 고착시키는....(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79773.html ) 이러한 암묵적인 합의들은 경쟁을 형해화 함으로써 결코 이용자에게는 이익을 주기 힘듭니다.
보조금을 통신사의 자율에 맡기고 부정적인 측면들만 국가기관이 규제하든 아니면 전면적으로 금지하거나 제3의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든 명확하고 실효적인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동안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지급이 이루어진 것은 이를 통한 결과적인 이익이 손해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러한 개입을 통해서 유효한 경쟁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유효한 경쟁을 통해서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이익을 줘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통신사들간의 암묵적인 규칙을 용인하고 높은 출고가를 비호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2014-01-01
Windows 8.1
저는 컴퓨터 성능이 허용하는 한 새로운 버전의 Windows가 출시되면 설치해 보곤 합니다. 달라진 부분이 궁굼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Windows 8.1이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평가판을 받아서 설치해 봤습니다.
이전에 시험삼아 설치해봤던 8는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삭제했습니다. 계속해서 컴퓨터가 멈추는 현상(hang, freezing)이 발생해서 도저히 계속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8의 문제가 아니라 지포스 드라이버가 원인이라는 사실은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 https://forums.geforce.com/default/topic/621899/geforce-drivers/desktop-internet-browser-freeze-thread-w-geforce-460-560-gpus-updated-for-nb-12-5-13-page79-/ , 최신 베타드라이버를 설치해서 해결하긴 했지만 약간의 문제점이 있긴합니다. ) 8와 8.1은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에 꾹 참고 7을 사용했지만, 역시나 궁금증을 억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저도 모르게 USB에 설치파일을 옮기고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설치를 완료하고 보니 이전에 사용하던 8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합니다. 8보다 손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메트로UI가 눈에 띄고, 시작버튼이 복귀했지만 큰 의의를 두기는 힘든 수준입니다. 이전 같으면 Windows는 버전이 올라감에 따라서 점점 요구사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비스타 이후로는 버전이 올라갈수록 오히려 요구사양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낮아지고 있습니다. 8는 오래 사용하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7과 비교해볼때 8.1은 작동이 상당히 경쾌합니다. 비스타에 대반 비판의 시각도 있었고, 성능이 제한적인 모바일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메트로UI 같은 부분에서도 모바일에 대한 고려를 엿볼 수 있습니다.
메트로 UI는 이전의 Windows와는 다르게 터치를 위해서 각종 항목이 큼지막하고 한눈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최근의 UI변화를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일정한 체계에 맞춰서 각종 항목을 정리하고 사용자가 이에 맞춰서 하위카테고리로 접근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용자의 패턴을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표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Windows 시작메뉴의 변화는 좋은 예일 것입니다. 그리고 8에서 시작메뉴가 사라지고 스타일UI(메트로UI)가 도입됩니다. 처음 8.1을 설치했을 때 역동적이고 상호작용성이 강한 모습에 많이 놀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놀라움은 귀찮음과 짜증으로 바뀌게 됩니다. 안드로이드의 위젯과 같이 배열이나 크기 등 많은 부분이 설정 가능하고, 시작 화면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은 높게 평가할만 하지만 8.1을 데스크탑에서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시작메뉴를 누르면 이전에는 화면의 일부 부분을 차지하며 시작메뉴가 등장했지만, 이제는 전체화면에 메트로UI가 등장합니다.(참조 : http://www.microsoft.com/korea/windows/magazine/2012_april_04.aspx )
심지어 메트로앱은 마치 모바일의 앱과 같이 전체화면을 차지하게 됩니다. PC에서 중요한 미덕중 하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시키며 데이터를 쉽게 상호 공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터의 열람이 중요한 모바일과 다르게 데스크탑이나 랩탑에서는 데이터를 프로그램간 상호 연동하며 생성하고 편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PC의 UI를 CE나 WM에까지 강요하더니 이제는 WP의 UI를 PC에 강요하고 있습니다.
PC와 모바일 UI의 통일성은 사용자의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PC와 모바일은 사용환경이 크게 다르고 편리함 역시 동일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 메트로UI를 비활성화하고 이전의 시작메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등 부담을 줄이는 고려('시작 메뉴를 클래식 보기로 변경' 같은 기능은 비스타에서까지 사용 가능했습니다. 참조 : http://windows.microsoft.com/ko-kr/windows-vista/change-the-start-menu-to-classic-view )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에 iOS나 안드로이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에서의 점유율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PC에까지 끼워넣고 있습니다. 물론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서 7과 비슷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러한 편의기능은 MS가 제공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WM에서도 그렇고 MS는 데스크탑과 모바일의 UI통합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작은 모바일에 화면에서 어쩔 수 없이 수행했던 전체 화면 전환을 PC에서까지 봐야 합니다. 특히나 이러한 전체 화면 전환은 밝기나 색의 전체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작업시 눈이나 정신적인 피로감을 더하게 합니다. 전과 같으면 단순한 마우스 클릭과 더블클릭으로 했던 일들은 마우스를 모서리에 이동시키는 등의 작업까지 해야 합니다. 새로운 단축키를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단축키 활용으로 전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간편하고 편리하게'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8.1에서 컴퓨터를 종료하는 방법에는 오른쪽 위 모서리에 마우스를 가져가거나 시작메뉴를 오른쪽 클릭하는 등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시작버튼을 눌려서 해당 항목을 클릭하는 이전의 방식보다 직관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적절한 설정을 통해서 모바일과 같이 전원 버튼을 눌러서 종료를 하면 되겠지만, PC를 사용할 때 손에 가까운 것은 전원 버튼이 아닌 마우스입니다.)
Windows는 MS에게 강력한 무기이고 강점을 다른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겠지만, 강제적이고 불편한 통합이 MS에게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의 여지가 많습니다. PC에서의 불편함은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의 UI를 보면서 연상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7에 비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또 너무 많은 부분이 불편하게 바뀌었습니다.
이전에 시험삼아 설치해봤던 8는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삭제했습니다. 계속해서 컴퓨터가 멈추는 현상(hang, freezing)이 발생해서 도저히 계속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8의 문제가 아니라 지포스 드라이버가 원인이라는 사실은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 https://forums.geforce.com/default/topic/621899/geforce-drivers/desktop-internet-browser-freeze-thread-w-geforce-460-560-gpus-updated-for-nb-12-5-13-page79-/ , 최신 베타드라이버를 설치해서 해결하긴 했지만 약간의 문제점이 있긴합니다. ) 8와 8.1은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에 꾹 참고 7을 사용했지만, 역시나 궁금증을 억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저도 모르게 USB에 설치파일을 옮기고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설치를 완료하고 보니 이전에 사용하던 8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합니다. 8보다 손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메트로UI가 눈에 띄고, 시작버튼이 복귀했지만 큰 의의를 두기는 힘든 수준입니다. 이전 같으면 Windows는 버전이 올라감에 따라서 점점 요구사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비스타 이후로는 버전이 올라갈수록 오히려 요구사양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낮아지고 있습니다. 8는 오래 사용하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7과 비교해볼때 8.1은 작동이 상당히 경쾌합니다. 비스타에 대반 비판의 시각도 있었고, 성능이 제한적인 모바일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메트로UI 같은 부분에서도 모바일에 대한 고려를 엿볼 수 있습니다.
메트로 UI는 이전의 Windows와는 다르게 터치를 위해서 각종 항목이 큼지막하고 한눈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최근의 UI변화를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일정한 체계에 맞춰서 각종 항목을 정리하고 사용자가 이에 맞춰서 하위카테고리로 접근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용자의 패턴을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표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Windows 시작메뉴의 변화는 좋은 예일 것입니다. 그리고 8에서 시작메뉴가 사라지고 스타일UI(메트로UI)가 도입됩니다. 처음 8.1을 설치했을 때 역동적이고 상호작용성이 강한 모습에 많이 놀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놀라움은 귀찮음과 짜증으로 바뀌게 됩니다. 안드로이드의 위젯과 같이 배열이나 크기 등 많은 부분이 설정 가능하고, 시작 화면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은 높게 평가할만 하지만 8.1을 데스크탑에서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시작메뉴를 누르면 이전에는 화면의 일부 부분을 차지하며 시작메뉴가 등장했지만, 이제는 전체화면에 메트로UI가 등장합니다.(참조 : http://www.microsoft.com/korea/windows/magazine/2012_april_04.aspx )
심지어 메트로앱은 마치 모바일의 앱과 같이 전체화면을 차지하게 됩니다. PC에서 중요한 미덕중 하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시키며 데이터를 쉽게 상호 공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터의 열람이 중요한 모바일과 다르게 데스크탑이나 랩탑에서는 데이터를 프로그램간 상호 연동하며 생성하고 편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PC의 UI를 CE나 WM에까지 강요하더니 이제는 WP의 UI를 PC에 강요하고 있습니다.
PC와 모바일 UI의 통일성은 사용자의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PC와 모바일은 사용환경이 크게 다르고 편리함 역시 동일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 메트로UI를 비활성화하고 이전의 시작메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등 부담을 줄이는 고려('시작 메뉴를 클래식 보기로 변경' 같은 기능은 비스타에서까지 사용 가능했습니다. 참조 : http://windows.microsoft.com/ko-kr/windows-vista/change-the-start-menu-to-classic-view )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에 iOS나 안드로이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에서의 점유율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PC에까지 끼워넣고 있습니다. 물론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서 7과 비슷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러한 편의기능은 MS가 제공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WM에서도 그렇고 MS는 데스크탑과 모바일의 UI통합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작은 모바일에 화면에서 어쩔 수 없이 수행했던 전체 화면 전환을 PC에서까지 봐야 합니다. 특히나 이러한 전체 화면 전환은 밝기나 색의 전체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작업시 눈이나 정신적인 피로감을 더하게 합니다. 전과 같으면 단순한 마우스 클릭과 더블클릭으로 했던 일들은 마우스를 모서리에 이동시키는 등의 작업까지 해야 합니다. 새로운 단축키를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단축키 활용으로 전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간편하고 편리하게'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8.1에서 컴퓨터를 종료하는 방법에는 오른쪽 위 모서리에 마우스를 가져가거나 시작메뉴를 오른쪽 클릭하는 등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시작버튼을 눌려서 해당 항목을 클릭하는 이전의 방식보다 직관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적절한 설정을 통해서 모바일과 같이 전원 버튼을 눌러서 종료를 하면 되겠지만, PC를 사용할 때 손에 가까운 것은 전원 버튼이 아닌 마우스입니다.)
Windows는 MS에게 강력한 무기이고 강점을 다른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겠지만, 강제적이고 불편한 통합이 MS에게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의 여지가 많습니다. PC에서의 불편함은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의 UI를 보면서 연상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7에 비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또 너무 많은 부분이 불편하게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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