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01

Windows 8.1

저는 컴퓨터 성능이 허용하는 한 새로운 버전의 Windows가 출시되면 설치해 보곤 합니다. 달라진 부분이 궁굼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Windows 8.1이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평가판을 받아서 설치해 봤습니다.

이전에 시험삼아 설치해봤던 8는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삭제했습니다. 계속해서 컴퓨터가 멈추는 현상(hang, freezing)이 발생해서 도저히 계속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8의 문제가 아니라 지포스 드라이버가 원인이라는 사실은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 https://forums.geforce.com/default/topic/621899/geforce-drivers/desktop-internet-browser-freeze-thread-w-geforce-460-560-gpus-updated-for-nb-12-5-13-page79-/ , 최신 베타드라이버를 설치해서 해결하긴 했지만 약간의 문제점이 있긴합니다. ) 8와 8.1은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에 꾹 참고 7을 사용했지만, 역시나 궁금증을 억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저도 모르게 USB에 설치파일을 옮기고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설치를 완료하고 보니 이전에 사용하던 8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합니다. 8보다 손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메트로UI가 눈에 띄고, 시작버튼이 복귀했지만 큰 의의를 두기는 힘든 수준입니다. 이전 같으면 Windows는 버전이 올라감에 따라서 점점 요구사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비스타 이후로는 버전이 올라갈수록 오히려 요구사양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낮아지고 있습니다. 8는 오래 사용하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7과 비교해볼때 8.1은 작동이 상당히 경쾌합니다. 비스타에 대반 비판의 시각도 있었고, 성능이 제한적인 모바일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메트로UI 같은 부분에서도 모바일에 대한 고려를 엿볼 수 있습니다.

메트로 UI는 이전의 Windows와는 다르게 터치를 위해서 각종 항목이 큼지막하고 한눈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최근의 UI변화를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일정한 체계에 맞춰서 각종 항목을 정리하고 사용자가 이에 맞춰서 하위카테고리로 접근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용자의 패턴을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표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Windows 시작메뉴의 변화는 좋은 예일 것입니다. 그리고 8에서 시작메뉴가 사라지고 스타일UI(메트로UI)가 도입됩니다. 처음 8.1을 설치했을 때 역동적이고 상호작용성이 강한 모습에 많이 놀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놀라움은 귀찮음과 짜증으로 바뀌게 됩니다. 안드로이드의 위젯과 같이 배열이나 크기 등 많은 부분이 설정 가능하고, 시작 화면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은 높게 평가할만 하지만 8.1을 데스크탑에서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시작메뉴를 누르면 이전에는 화면의 일부 부분을 차지하며 시작메뉴가 등장했지만, 이제는 전체화면에 메트로UI가 등장합니다.(참조 : http://www.microsoft.com/korea/windows/magazine/2012_april_04.aspx )

심지어 메트로앱은 마치 모바일의 앱과 같이 전체화면을 차지하게 됩니다. PC에서 중요한 미덕중 하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시키며 데이터를 쉽게 상호 공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터의 열람이 중요한 모바일과 다르게 데스크탑이나 랩탑에서는 데이터를 프로그램간 상호 연동하며 생성하고 편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PC의 UI를 CE나 WM에까지 강요하더니 이제는 WP의 UI를 PC에 강요하고 있습니다.

PC와 모바일 UI의 통일성은 사용자의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PC와 모바일은 사용환경이 크게 다르고 편리함 역시 동일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 메트로UI를 비활성화하고 이전의 시작메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등 부담을 줄이는 고려('시작 메뉴를 클래식 보기로 변경' 같은 기능은 비스타에서까지 사용 가능했습니다. 참조 : http://windows.microsoft.com/ko-kr/windows-vista/change-the-start-menu-to-classic-view )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에 iOS나 안드로이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에서의 점유율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PC에까지 끼워넣고 있습니다. 물론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서 7과 비슷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러한 편의기능은 MS가 제공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WM에서도 그렇고 MS는 데스크탑과 모바일의 UI통합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작은 모바일에 화면에서 어쩔 수 없이 수행했던 전체 화면 전환을 PC에서까지 봐야 합니다. 특히나 이러한 전체 화면 전환은 밝기나 색의 전체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작업시 눈이나 정신적인 피로감을 더하게 합니다. 전과 같으면 단순한 마우스 클릭과 더블클릭으로 했던 일들은 마우스를 모서리에 이동시키는 등의 작업까지 해야 합니다. 새로운 단축키를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단축키 활용으로 전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간편하고 편리하게'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8.1에서 컴퓨터를 종료하는 방법에는 오른쪽 위 모서리에 마우스를 가져가거나 시작메뉴를 오른쪽 클릭하는 등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시작버튼을 눌려서 해당 항목을 클릭하는 이전의 방식보다 직관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적절한 설정을 통해서 모바일과 같이 전원 버튼을 눌러서 종료를 하면 되겠지만, PC를 사용할 때 손에 가까운 것은 전원 버튼이 아닌 마우스입니다.)

Windows는 MS에게 강력한 무기이고 강점을 다른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겠지만, 강제적이고 불편한 통합이 MS에게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의 여지가 많습니다. PC에서의 불편함은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의 UI를 보면서 연상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7에 비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또 너무 많은 부분이 불편하게 바뀌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