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0

SHV-E250S(갤럭시 노트2)를 사용해보니

이런저런 복잡한 이유로 얼마전부터 갤럭시 노트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큰 화면은 휴대에 불편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공언하고 다녔지만, 막상 구입할 때가 되니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손이 갔습니다. 한숨 나오는 휴대폰 요금 청구서는...

직접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크기가 더 큽니다. 주머니에 들어가긴 하는데 들어갈 뿐입니다. 덕분에 가끔 자전거를 탈때는 꼭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스마트폰은 표시하는 정보가 많다보니 예전부터 대화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들어갔지만 5인치가 넘어가니 호불호가 뚜렷하게 나뉠 것 같습니다. 베젤이 얇아서 저처럼 손가락이 짧고 굵고 살많은 경우에는 테두리가 가끔 의도치 않게 터치됩니다. 그렇다고 베젤을 두껍게 만들면 크기가 커져서 더 불편했을 것입니다. 크기에 따른 태생적인 문제점입니다. 다행히 두껍지는 않아서 손에 들고 다닐 만은 합니다.(말 그대로 '다닐 만'한 것이지 잡기 편한 것은 아닙니다. 두껍기까지 했다면 끔찍했을 겁니다.)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의 대세가 감압식에서 정전식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메모기능이었습니다. 물론 정전식 터치스크린용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정확도에서 한참 떨어집니다. 노트2에서는 S펜이라고 불리는 스타일러스펜이 들어가 있는데 생각보다도 정말 마음에 듭니다. 물론 컴퓨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타블렛과 비교할 바는 아닙니다. (집에 있는 와콤 뱀부하고 비교해봐도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간단하게 메모하기에는 충분할 정도입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까지 크다보니 메모의 편의성이 확 올라갑니다. 많이 광고하는 멀티 윈도우 기능은 평소에는 그렇게 효용성이 높지는 않은데, 스타일러스 펜과 결합하면 무척 쓸만합니다.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할 때 제스쳐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요즘 설명서를 꼼꼼히 읽는 사람이 얼마 없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화면 구석에 있는 파란색 반원 모양을 안보이게 한다고 삽질을 거듭했습니다. 알고보니 멀티 윈도우 기능이었습니다. 이런식의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기능들은 별도의 간단한 설명서라든지 기능을 실행하면 나타나는 팝업 화면 도움말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결국 설명서를 찾아봐야 했습니다.

성능은 처음 구입할 때는 많이 기대했지만, 해상도가 높아져서인지 전에 사용하던 S2와 비슷합니다. 파일압축을 한다거나 대용량 미디어 파일을 변환하는 상황이라면 큰 힘을 발휘했겠지만, 휴대폰으로 이런 작업은 거의 안해봤고 앞으로도 안할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들을 때 S2는 약간의 잡음이 있었는데 노트2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S2는 어두운 곳에서 검정색 이미지를 보면 얼룩이 보이는데 노트2는 많이 개선됐습니다. 해상도가 높아져서 작은 글씨도 잘 보이긴 하지만, 휴대폰 디스플레이의 대세가 (W)QVGA에서 WVGA나 HGA로 이동할 때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AM-OLED의 색표현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 편이고, 노트2 역시 색 표현이 강한 편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과도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필요에 따라서 '내추럴 화면'이나 '영화 화면'으로 설정하기는 하지만, 뭔가 물빠진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20인치가 넘는 컴퓨터 모니터와 4~5인치 정도의 휴대폰 화면에서는 같은 색을 봐도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제 눈에는 크기가 커질 수록 같은 색이더라도 더 강하게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수명문제는 약간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직 사용한지 얼마 안돼서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배터리입니다. 노트2는 S2에 비해서 배터리 용량이 많이 커졌습니다. 예전보다 배터리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처리 속도가 느려서 버벅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장 짜증나게 하는 것은 배터리입니다.

보조금이 허용된 이후부터 휴대폰 출고가가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는데 이제 그만 올라가면 좋겠습니다. 정말 노트2 자체로만 보면 만족스럽지만 휴대폰이 좋다고 이야기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가격입니다. 물론 점점 보조금이 붙으면서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차라리 보조금만큼 출고가를 낮춰서 휴대폰 가격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12-10-05

지르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휴대폰을 사야해서 갤럭시 노트2(SHV-E250S)를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기기변경이라서 좀 나중에 사더라도 할부금은 큰 차이는 없겠지만, 저한테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삐뚤어질 겁니다.(안들려.. 안들려.. 안들려.. 안들려.. 안들려..) 휴대폰 출고가가 높게 잡힌 경우에는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한 사정이 있거나 저처럼 기기변경이 아니라면 잠시 가격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습니다.

하루정도 사용해본 느낌을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실사용시 성능면에서 S2과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데, 세세한 부분이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한달정도 사용해 본 후 좀더 자세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012-10-03

자꾸 붉은 깃발 법이 생각납니다.

과거 영국에는 잠시 붉은 깃발법이 있었다고 합니다. ( 참조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79671&mobile&categoryId=200000504# ) 결국 붉은 깃발법은 영국의 자동차 발전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합니다. 가끔 선거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긴 하지만 사실 정치에 크게 관심있지는 않습니다. 결국은 딴 세상 이야기가 돼 버렸지만, 몇년전 정권이 바뀌면서 규제철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솔직히 많이 기대했습니다.

위 이야기에서 중요한 점은 저 법이 제정될 때 영국은 자동차란 분야가 발전하고 있던 시기라는 점입니다. 저런 식의 법은 대부분 특정 분야에서 발전해 나가는 국가에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동차의 속도가 문제조차 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자동차를 못 만들게 하거나 속도를 정말 느리게 제한해 버리면 됩니다. 이것으로 자동차로 인한 문제를 엄청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요즘 신문 기사만 읽어봐도 인터넷이나 컴퓨터 같은 전자제품의 사용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무척 시끄럽습니다. 게임만 봐도 셧다운제로, 스마트폰을 보면 중독으로, 인터넷을 보면 음란물 유통으로 등등.. 이것을 극복한다는 차원에서 나오는 법들을 보면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종종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이런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이 한가지 원인일 것입니다. 가장 극적인 것은 인터넷 실명제인데, 헌법 재판소에서 다행히도 위헌 결정을 선고했습니다. ( 참조 : http://www.ccourt.go.kr/home/storybook/storybook.jsp?eventNo=2010%C7%E5%B8%B647&mainseq=122&seq=14&eventnum=28678&list_type=05 )

특정 문제에 대한 계속적인 과도한 여론화와, 많은 사람들의 알레르기와 같은 반응은 결국 발전하려고 하는 분야를 철저하게 짓밟아 놓곤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한참 미래의 산업이라면서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신랄하게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극적인 내용을 조금도 넣지 못하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침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심슨같은 애니메이션이 나왔다면 아마도 온갖 매체에서 신나게 두들겨 맞은 후 사라졌을 겁니다. ( 참조 : http://rigvedawiki.net/r1/wiki.php/%EA%B2%BD%EB%AC%B4%EB%8C%80%20%EB%98%A5%ED%86%B5%EC%82%AC%EA%B1%B4 , http://rigvedawiki.net/r1/wiki.php/%EC%A0%95%EB%B3%91%EC%84%AD%EA%B5%B0%20%EC%9E%90%EC%82%B4%EC%82%AC%EA%B1%B4 , http://rigvedawiki.net/r1/wiki.php/%EB%A7%8C%ED%99%94%20%EA%B2%80%EC%97%B4%EC%A0%9C )

야간에 청소년에 과도하게 게임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그러니 청소년의 야간 게임 접속을 차단해야 합니다.

인터넷의 익명성이 문제입니다. 그러니 실명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아동 성범죄자의 상당수가 아동 포르노를 봤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동 포르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도 쇠고랑을 채우고, 각종 매체를 규제해야 합니다.( 주 : 아동을 성적인 목적으로 매체에 등장시키는 것은 엄청난 문제입니다. 문제는 규제의 방법과 아동 포르노의 범위입니다. 그리고 아동 포르노의 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터넷 활동 기록이나 컴퓨터 저장매체에 국가기관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고 국가가 지나칠 정도로 개인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여기에 춘향전에 나오는 춘향이는 이팔청춘이라고 합니다. 영화에 춘향이에 대한 성적인 표현이 조금이라도 등장한다면... )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해 보입니다.


그냥
'많은 사회문제의 원인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전부 죽여야 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 훨씬 편하지 않을지....


많은 문제가 단순히 원인을 막는 방법으로 해결되지도 않고 해결하더라도 부작용이 더 커지곤 합니다. 자동차가 등장한 이래, 여러가지 법규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동차로 인한 문제는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원인인 자동차를 아예 지구상에서 추방하기 이전에는 누구도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할 겁니다. 계속해서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논의가 오가고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할 일으로 보이는네 의문스러울 정도로 지나치게 여론을 선동해서 밀어붙이는 것으로 밖에 안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