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복잡한 이유로 얼마전부터 갤럭시 노트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큰 화면은 휴대에 불편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공언하고 다녔지만, 막상 구입할 때가 되니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손이 갔습니다. 한숨 나오는 휴대폰 요금 청구서는...
직접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크기가 더 큽니다. 주머니에 들어가긴 하는데 들어갈 뿐입니다. 덕분에 가끔 자전거를 탈때는 꼭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스마트폰은 표시하는 정보가 많다보니 예전부터 대화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들어갔지만 5인치가 넘어가니 호불호가 뚜렷하게 나뉠 것 같습니다. 베젤이 얇아서 저처럼 손가락이 짧고 굵고 살많은 경우에는 테두리가 가끔 의도치 않게 터치됩니다. 그렇다고 베젤을 두껍게 만들면 크기가 커져서 더 불편했을 것입니다. 크기에 따른 태생적인 문제점입니다. 다행히 두껍지는 않아서 손에 들고 다닐 만은 합니다.(말 그대로 '다닐 만'한 것이지 잡기 편한 것은 아닙니다. 두껍기까지 했다면 끔찍했을 겁니다.)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의 대세가 감압식에서 정전식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메모기능이었습니다. 물론 정전식 터치스크린용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정확도에서 한참 떨어집니다. 노트2에서는 S펜이라고 불리는 스타일러스펜이 들어가 있는데 생각보다도 정말 마음에 듭니다. 물론 컴퓨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타블렛과 비교할 바는 아닙니다. (집에 있는 와콤 뱀부하고 비교해봐도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간단하게 메모하기에는 충분할 정도입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까지 크다보니 메모의 편의성이 확 올라갑니다. 많이 광고하는 멀티 윈도우 기능은 평소에는 그렇게 효용성이 높지는 않은데, 스타일러스 펜과 결합하면 무척 쓸만합니다.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할 때 제스쳐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요즘 설명서를 꼼꼼히 읽는 사람이 얼마 없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화면 구석에 있는 파란색 반원 모양을 안보이게 한다고 삽질을 거듭했습니다. 알고보니 멀티 윈도우 기능이었습니다. 이런식의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기능들은 별도의 간단한 설명서라든지 기능을 실행하면 나타나는 팝업 화면 도움말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결국 설명서를 찾아봐야 했습니다.
성능은 처음 구입할 때는 많이 기대했지만, 해상도가 높아져서인지 전에 사용하던 S2와 비슷합니다. 파일압축을 한다거나 대용량 미디어 파일을 변환하는 상황이라면 큰 힘을 발휘했겠지만, 휴대폰으로 이런 작업은 거의 안해봤고 앞으로도 안할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들을 때 S2는 약간의 잡음이 있었는데 노트2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S2는 어두운 곳에서 검정색 이미지를 보면 얼룩이 보이는데 노트2는 많이 개선됐습니다. 해상도가 높아져서 작은 글씨도 잘 보이긴 하지만, 휴대폰 디스플레이의 대세가 (W)QVGA에서 WVGA나 HGA로 이동할 때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AM-OLED의 색표현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 편이고, 노트2 역시 색 표현이 강한 편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과도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필요에 따라서 '내추럴 화면'이나 '영화 화면'으로 설정하기는 하지만, 뭔가 물빠진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20인치가 넘는 컴퓨터 모니터와 4~5인치 정도의 휴대폰 화면에서는 같은 색을 봐도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제 눈에는 크기가 커질 수록 같은 색이더라도 더 강하게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수명문제는 약간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직 사용한지 얼마 안돼서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배터리입니다. 노트2는 S2에 비해서 배터리 용량이 많이 커졌습니다. 예전보다 배터리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처리 속도가 느려서 버벅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장 짜증나게 하는 것은 배터리입니다.
보조금이 허용된 이후부터 휴대폰 출고가가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는데 이제 그만 올라가면 좋겠습니다. 정말 노트2 자체로만 보면 만족스럽지만 휴대폰이 좋다고 이야기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가격입니다. 물론 점점 보조금이 붙으면서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차라리 보조금만큼 출고가를 낮춰서 휴대폰 가격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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