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3

xxxHOLiC을 봤습니다.

시내버스를 타는 중 무료함에 DMB를 실행시켰습니다. 처음에는 NGC의 다큐멘터리를 보려고 했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습니다.  뭔가 독특한 분위기의 만화영화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잠시 봤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편성표를 찾아보니 xxxHOLiC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결국 1기 1화부터 2기 마지막화까지 보고 말았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 구조나 등장인물, 복장이 상당히 일본적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 우선은 바탕부터가 클램프 특유의 세계관에 일본에 전승되어 내려오던 설화나 민담을 가미한 것으로 보입니다. 좌부동이나 우여랑 같은 인물부터가 일본 민담에 등장하고 있습니다.(참조 : http://flansnest.egloos.com/1358543)


바로 이 이미지의 인물이 좌부동입니다. 잡설을 더하자면 동(童)이라는 한자가 아이를 뜻하는데(참조 : http://hanja.naver.com/search?query=%E7%AB%A5) 아이가 좀 많이 큰 듯한 느낌이 들긴 하네요. 그리고 동일한 악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연히 기회가 되서 비슷한 악기의 소리를 직접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제가 듣기로는 대금에 칠판 긁는 소리를 입혔다는 느낌이... 그런데 실제 작품에서 보면 꽤 멋집니다. 포장을 잘 했다는 생각밖에는...

그림체가 상당히 독특한 편입니다. 신체비율이 흔히 말하는 순정만화의 그림과 비슷한데 느낌은 많이 다릅니다. 영상이 요즘 만화치고는 멋진 편에 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도라든지 색상,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고, 제가 처음 이 만화영화가 무엇인지 알아보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다른 클램프의 작품들과 접점을 가지는 부분이 많다고는 하는데, 제가 본 것이 얼마 없기도 하고 전반적인 스토리를 파악하는데 크게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스토리 단위마다 큰 연계성이 없으니 부담 가지지 않고 감상할 수 있지만, 이런 장르에서 종종 등장하는 복선은 유의해야 합니다. 스토리가 여러가지 사건이나 사물에 대해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 작은 소품도 유의해서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립십자학원(私立十字學園)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1기 10화에서 shi는 죽음을 뜻한다고 합니다.(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일본어도 四와 死의 음독이 같네요..) 그리고 유코가 와타누키가 겪은 일을 해석하면서 길이 네개 모인 사거리 또한 비슷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十역시 사거리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와타누키가 큰 부상을 입는 곳이 사립십자학원입니다.

요즘 본 만화영화가 몇편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최근 일본만화는 캐릭터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저 또한 선호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 역시 이러한 경향을 완벽하게 피해갔다고 보기는 힘들겠지만 나름 독특한 전개방식이나 스토리 때문에 마지막화까지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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