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4

삼성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보면서...

얼마전 삼성과 애플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삼성의 새로운 제품이나, 애플의 것 모두 구매욕을 한껏 불러 일으키는 물건들입니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삼성의 새로운 제품에 대해서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내용이 있지만 그중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제품의 사후지원에 대한 부분입니다.

최신 전자제품의 사후지원이라면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선 제품을 구매한 후 고장이 났을 때 이를 고쳐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몇 년전 삼성 서비스 센터가 대폭 줄긴 했지만(저의 경우에는 학교 근처의 서비스 센터와 집 근처의 서비스 센터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여전히 이부분에서는 타회사에 비교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면으로 소프트웨어의 지원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전자제품이 복잡해지면서 플래시롬을 내장하고 있거나 타 전자기기와의 연동을 위해서 별도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가면 갈수록 전자제품은 복잡해지고 있고, 의도하지 않게 숨어있는 문제들을 가지고 출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다른 방식의 사용 방법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구조가 복잡할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많은 부분을 제조사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실 롬업 내지는 펌웨어 업데이트가 문제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출시 후 별다른 업데이트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업데이트를 해주더라도 기간은 상당히 짧은 편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결합의 대표주자인 컴퓨터만 해도 드라이버나 바이오스 업데이트는 얼마 없었고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도 제공한 대로 사용할 때가 많았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자들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 90년대 후반부터로 기억합니다. 여기저기 인터넷 커뮤니티가 열리면서 제품의 문제점에 대해서 공유하기 시작했고, 적극적으로 제조사에 수정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인터넷이라는 좋은 배포수단이 생겨나면서 소프트웨어 배포도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습니다.

최근에는 일정 기간 이상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사람들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회사들은 이 부분을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Nvidia에서 지포스 5000대 지원을 비스타 초반에 끊었을 때, ATI에서 DX9기반 제품의 지원을 7출시 즈음에 중단했을 때 굉장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에 반에서 N사의 VGA, Cowon의 일부 플레이어, EFM사의 공유기는 하드웨어에서는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거나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데도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인기의 이유는 바로 제품의 소프트웨어 지원 때문입니다.

사실 국내 삼성뿐 아니라 LG의 일부 스마트폰을 보면 낫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을 삼성을 물고 늘어지는 것인가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만큼 기대감이 커서입니다. 그동안 삼성에서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은 이미지는 이 광고 카피로 압축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그동안 삼성은 프리미엄 라인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었고, 비싼 휴대폰하면 '애니콜'이 떠오를 정도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삼성 스마트폰을 구입한 이유도 그동안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 컸지만, 삼정제품에 대한 기대심리일 가능성이 높기도 합니다. 심지어 제가 고교시절에 자기집은 전부 삼성 제품을 사용한다면서 자랑하는 친구까지 있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아이폰이 굉장한 성공을 거둔 이후에 대세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 입니다. 삼성은 뭔가 자신들만의 번뜩이는 부분을 보여줘야 했지만, 이것에서 실패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모습에서 스마트폰에서는 계속해서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렌드를 이끌지 못한다면 다른 모습, 예를 들면 자신만의 장점인 인적자원과, 사후지원을 통해서 다른 면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옴니아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소프트웨어 지원은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옴니아2 시리즈들은 업데이트가 몇달이나 지연되기도 했고, 쇼옴니아는 6.5 업데이트를 안해준다고 했다가 최근에야 어쩔 수 없이 해주는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했습니다. 옴니아1 역시 여전히 불만이 많은데 롬업데이트가 점점 느려지더니 작년 9월로 롬업데이트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3월달에 문자메시지 수정 패치만 올라온 상태입니다.

80대20법칙 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참조 : http://www.google.co.kr/search?hl=ko&newwindow=1&client=firefox-a&hs=eTr&rls=org.mozilla%3Ako%3Aofficial&q=20%EB%8C%80+80%EB%B2%95%EC%B9%99&aq=f&aqi=&aql=&oq=&gs_rfai=) 옴니아 시리즈나, 미라지, 오공이, 오땡이로 불리는 스마트폰을 사용한 사용자들은 소수이지만 얼리어답터에 속하는 그룹입니다. 이들은 제품 평판 형성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을 텐데 너무도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구입하면서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다르다'고 그동안 강조했으니까요. 그런데 구입하고 보니 다른 부분을 느끼지 못합니다. 심지어 사후 소프트웨어 지원에서 부족한 모습(파워맥, 인텔32비트맥을 생각해보세요.)을 보이는 애플조차도 스마트폰에서는 낫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아직 삼성에 대해서 사람들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TV, TV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컴퓨터의 경우에는 많은 소프트웨어를 부품을 제작하는 측과 서드파티가 맡고 있지만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제조사가 직접 제공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 한 스마트폰 전문 업체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회사가 작다는 것은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 의사결정 과정이 빠르다는 장점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신제품을 보면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는 형태라면 이전과는 다르게 사용자들은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빠르게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수정하는 모습이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돌아가 버리면, 그때는 관심을 위해서 훨씬 많든 돈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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