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CDP를 들고 다니던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래도 10만원에 근접한 헤드폰을 구입해서 사용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기본 번들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소리가 많이 아쉽긴 했지만 생각보다 구입할 기회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러던 차에 한달쯤 전에 동생이 헤드폰 하나를 선물로 줘서 정말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용하게 된 헤드폰은 Shure에서 만든 SRH440입니다. ( 참조 : http://www.shureasia.com/products/headphones/srh440 ) 제가 막귀라서 여기에 올린 글은 객관적인 정보들과는 많이 차이가 날지도 모릅니다.
처음 받아본 느낌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크고 무겁습니다. 무게 때문인지 2시간 가까이 착용하고 있으면 정수리 부분이 많이 아픕니다. 헤드폰의 무게가 분산돼야 하는데 한 곳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헤어밴드에 탈착 가능한 완충장치만 달려 있었어도 정말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번에 3시간 듣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큰 문제는 없는데, 장시간 음악을 감상할 목적이라면 이점을 꼭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접히긴 하지만, 사이즈가 상당히 커서 저처럼 실외에서 사용하려는 경우에는 휴대하기가 많이 불편합니다. 저는 머리가 많이 커서 큰 크기가 반가웠.... 외관은 그냥 말 그대로 헤드폰처럼 생겨서 요즘 많이 나오는 이쁜 헤드폰들을 절대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폐쇄형 헤드폰의 공통적인 특징이지만 외부 소리의 유입이 비교적 적은 편이고, 헤드폰에서 나오는 소리가 밖으로도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볼륨을 정말 크게 하지만 않는다면 도서관 같은 공간에서도 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터블 기기로도 충분한 음량이 나옵니다. 이런 점때문에 저는 집 밖에서도 잘 들고 다니지만 무게, 크기, 외관 때문에 실외에서 사용할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이긴 합니다.
당연히 수백만원씩 하는 것하고는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헤드폰의 음질은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감각을 말로 표현하기 가장 애매한 것이 맛과 소리인데, 부족하게라도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중고음이 굉장히 세밀합니다. 저음은 충분한 것 같기도 한데 또 부족함을 느낄 때도 있는 등 판단하기가 정말 애매합니다. 헤드폰의 문제인지 불확실하지만 첼로나 바이올린(제 막귀의 느낌으로는 바이올린 G나 D현쯤입니다.) 소리에서 드물게 파열음이 조금 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재생기기나 음원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글 실력이 부족해서 의도했던 것보다 단점에 대한 설명이 장점보다 지나칠 정도로 길어져 버렸습니다. 제가 듣는 한도 내에서 이야기하면, 요즘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정말 즐거워졌습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멍멍해졌던 귀가 갑자기 확 트이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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