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08

네이버 무료백신 논란에 대해서

네이버에서 무료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름은 바로 PC그린, (참조 :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09080055) 지금 베타테스팅 중이라고 합니다. PC그린에 대해서 논란이 무척 증폭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기존의 다른 포탈들도 그동안 무료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배포방식이나 기능에서 극히 일부에 한정된 서비스가 아니라고 합니다. 메가패스에서도 메가닥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인터넷에서의 위치를 볼때, 충격은 훨씬 클 것입니다.

높은 성능으로 요즘 점점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들자면, 카스퍼스키, NOD32, 비트디펜더, Avast 입니다. 이번에 네이버에서 출시하는 피시그린은 카스퍼스키 기반이라고 하니 성능에서도 어느정도 기대해 볼만 할것 같습니다.

문제는 네이버의 'PC 그린'을 둘러싼 논란입니다. 위 참조 기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결국은 국내 보안 시장의 초토화를 우려하는 관련 업계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향이 없다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예전 메가패스에서 메가닥터를 서비스했을 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번 네이버는 조금 시각을 다르게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부터 사실상 무료 안티 바이러스 프로그램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Avast와 같은 것이 그 예인데, 강력함은 국산 안티바이러스에 앞서면 앞섰지 부족하진 않습니다. 그리고도 컴퓨터를 구입하면 번들 형식으로(심지어 조립 컴퓨터라 할 지라도 번들을 통해서) 뿌려지는 것도 엄청난 수입니다.

이들에도 불구하고 개인 보안시장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품질입니다. 보안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만약 자신들의 프로그램의 품질이 상대방에 비해서 월등하다면 결국 사용자는 몰리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기사를 보면 국내 바이러스, 웜, 해킹정보가 해외로 넘어간다고 하지만, 해외의 보안 회사가 국내에 지사를 두고 있는 경우도 있고 바이러스 체이서, 유니큐어와 같이 해외의 안티바이러스 엔진을 채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거기에 유니큐어는 국방부에 납품되고 있습니다.(유니큐어 역시 카스퍼스키 기반의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컴퓨터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도리어 해외의 업체들이 국내에 지사를 두고 있는 것이, 외국의 특정 안티바이러스 엔진을 차용하는 것에 비해서 문제가 심각할 것 같습니다.

거기에 최근에 점점 여러가지 악성 프로그램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상또한 불특정 다수를 노린다는 측면에서 간과할만한 부분이 아닙니다. 이렇게 점점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우선 위험에 대처하게 하고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네이버의 행동이 그렇게 지탄받을 행동인지 모르겠습니다.

AOL에서도 한때는 카스퍼스키를 지금은 McAfee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면 갈수록 위험이 증가하고 있고,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회사 또한 고객들은 보호할 필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더 이야기하면 국가적으로 나서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때로는 이런 생각까지 하게 만듭니다. 국가에서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프로그램을 업체로부터 신청받아서 배포하고, 개인당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수를 제한하는 대신 선택한 수만큼 보조금을 지불하는 시스템! 도리어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공정한 성능의 비교가 이루어지고 선택된다면, 정말 국내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에게는 치명타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도리어 위험에 빠진 상대방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겠다는 기존 업체들의 심보가 전혀 이해되지 않습니다. 정말로 자신들이 국가적인 책임을 느낀다면 이렇게 행동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기업시장에만 주력하던 그들입니다. 네이버가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사용자는 솔직히 신경 얼마 안썼다고 보는게 정확할 것입니다.

이번 네이버의 조치는 허위 보안 프로그램의 감소효과 또한 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정도 경쟁을 통해서 국내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들의 성능 또한 개선을 거듭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해외 안티바이러스에 비하면, 국내 프로그램들의 성능은 많이 뒤쳐지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네이버는 그리 좋아하는 곳이 아닙니다. 최근 인터넷에 끼치는 네이버의 영향력은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PC그린' 만큼은 환영할만한 일이 분명합니다. 단지 http://news.kbs.co.kr/article/economic/200709/20070905/1420022.html 이런 글을 보면, 할말이 나오지 않을 뿐입니다. 해외 뉴스에서 AOL의 무료 백신에 대해서 시만텍 같은 회사가 법적 대응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면 엽기적인 사례로 조롱을 당했을 것입니다.(물론 시만텍의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 자체가 쓸만하기도 하지만..)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