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0

한양대 경영대학 슬리퍼, 반바지 금지.. 웃기고 있네..

오늘 아침 밥먹던 도중 이런 말을 들었다. 어느 대학에서 슬리퍼, 반바지를 금지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커지고 커져서 화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잠깐 시간을 내서 인터넷에서 기사를 찾아봤다.(참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6181836291&code=940100)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을 읽어보니 찬반이 어느정도 나뉜것 같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학의 자율이라든지, 복장의 자유 같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학생도 학생이며, 경영학의 특징, 그리고 예의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가 다니는 학교에도 특성상 이런 차림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경영학과 비슷하다면 비슷하고 다르다면 다르겠지만, 비슷한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꼈다.

대학의 자율은 우선 이곳에 적용될 사항은 아니다. 정부나 다른 외부의 간섭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 대학의 자율이기 때문이다. 도리어 정부에서 슬리퍼, 반바지 금지를 강압적으로 철폐하게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자유는 언제나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제한을 부정해서도 안된다. 공익이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 등 여러가지 요인 때문에 제한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제한은 꼭 필요한 곳에만 이루어져야한다. 그리고 생각해야 할 것이 또 있다. 제한을 하더라도 최소한에 그쳐야한다. 우선 제한이 적합한지, 그리고 필요한지 마지막으로 비례에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 있어서는 우선 제한이 필요한지 자체가 의문이다. 제한의 목적이 미래의 경영인의 자세를 위해서라고 한다. 경영인의 마인드, 이것은 단순히 복장에서 나오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성공한 경영인들은 모두 까만 양복에 까만 고급 세단을 타고 다녀야 하는가? 거기에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이러한 제한을 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제한으로 밖에 안보인다. 대학이라도 물론 장소에 따라서 복장은 제한되어야 한다. 하지만, 경영관이라는 포괄적인 공간에서 이를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제한이다.

기사 내용을 읽어보면 학생들과의 합의 또는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쳤다는 것 역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경영인으로서의 마인드를 기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런 과정을 먼저 거쳤을 것이다. 사회과학, 혹은 인문과학은 사람과 사람의 학문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면 이해관계 조절이 필요하고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일 것이다. 절차편의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점점 절차적인 규정이 늘어나는 것은 합리적인 의견수렴을 위해서이다. 이러한 의견수렴을 무시하고 이런 규칙을 강요하는 것은 경영인은 결정을 자기 마음대로 내려도 된다는 말과 동일해보인다.

이러한 복장 금지를 하더라도 장소와 시간은 최대한 축소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금지할 때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동의를 이끌어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단순하게 강요하는 것은, 내가 경영학도는 아니지만, 도리어 경영인로서의 마인드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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